1
이유 모를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은 느낌이에요.
하지만 그게 뭔지는 모릅니다. 가슴이 채워지는 동시에 아파왔습니다.
2
정신 차려! 네가 맑은 날씨만을 좋아한다고 해서, 비가 오지 않을 순 없잖아! 현실을 봐!
3
내게 주어진 이름의 그 「운명」이라는 게 뭔지 알기까지, 너무나 오래 걸렸지만 말입니다.
4
모든 생에는 끝이 있지만, 그 끝을 빼앗긴 나는 이제 누가 알아주냐고.
그저 불로불사의 꿈에 빠진 어리석은 인간은 제발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5
내가 모르는 모든 일에, 그가 느껴왔을 모든 아픔에 사과를.
6
죽는 방법은 싫을 정도로 다양했다. 감전으로, 떨어져서, 톱날에 갈려서, 몸이 두 갈래로 찢어져서, 떨어지는 천장에 깔려서, 녹아서, 독으로, 물고기 밥이 돼서……
7
없는 손이 떨리는 기분이었다. 데이터는 꾸준히 검은 화면에 흰 글자를 새겨 갔다.
8
죽음이라는 게 정확히… 어떤 거지? 어떤 느낌이야?
음… 영원히 떠나는 거야. 소중한 존재와의 강제적인 이별. 그 쪽도 싫고, 이 쪽도 싫은데… 아무도 막을 수는 없는 거지. 그래서 다들 두려워하는 거야.
9
나는 그냥 네가 눈 앞에서 유리마냥 깨져 사라져버릴까봐, 그것만이 걱정이다.
자, 이제 나를… 나를 빼앗은 나를 쓰러트려 버려. 나는 그거면 충분해, 제발.
10
우리는 잠깐 헤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나는 평생토록 여기에 남겨질 테니 다른 사랑처럼 함께 갈 수는 없다는 것을, 이렇게 아프게 알려줄 필요가 있었을까요.
11
여기는 절대 안전하지 않아… 얼른 피해야 한다. 도망치라고, 액자에서 떨어지라고. 머리가 외치고 있었다. 엄마.
12
반짝반짝 금빛에 여름 이파리 같은 녹색이 녹아들어, 마치 나뭇잎 사이로 새어드는 햇빛을 보는 것만 같았습니다.
13
네가 덧붙여준 한 마디가 작은 용기를 주었습니다. 슬프고 무서워도 괜찮다고.
편히 잠든 네 얼굴을 보니 살짝 안심이 됩니다. 이제 그 얼굴을 보는 것도 이게 마지막이겠죠.
너는 닫힌 문 너머에 있습니다.
안녕, 잘 있어요.
14
가지 않는다고 말해 놓고 사라져버리면, 지구 전체를 뒤엎어서라도 찾아다닐 것 같았으니까.
그렇다고 떠나야 한다고 하기에는, 미리 이 사람을 상처주고 싶지 않았으니까.
15
제발 전해져. 더 이상 네가 죽는 걸 바라보기만 하는 건 이제 싫어!
난 너를 구해낼거야, 이 거지같은 게임에서 빼낼 거라고.
16
그는 그저 창 밖을, 증오를 담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삶의 의미가 없다면, 죽어도 되는 거니?」
「그건 아니지만… 난 이미 죽었어.」
물이 닿은 부위는 어느샌가 검게 변하더니, 녹다 만 덩어리가 되어 바닥에 떨어집니다.
물컹한 것이 떨어지는 기분나쁜 소리에 소름이 돋습니다.
17
인생 다시 시작한단 거 좋지. 다시 시작하는 데에 실패했지만.
나는 계속해서 살아가고 있는데, 그런데도 내 존재가 사라진다는 말을 들으면 어떨 것 같냐고.
나 이제 지쳐, 힘들어.
18
물론 나도 보통 사람과 같이 충격을 받거나, 못 들은 척 하더라도… 어느샌가 그 힘든 사실 자체도, 그 사실을 부정했던 것도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리겠죠.
19
아주 사소한 농담이었을 거야. 그리고 네가 이런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나는 알고 있었지.
나는 네가 싫어하는 걸 네 생각보다 더 많이 알아.
20
그래, 너를 탓해도 너는 거기에 없으니 내 말은 결국 내게 돌아오는 거야.
21
████, 나는 평생 너를 사랑했어. 그리고… 일생을 너와 함께 했고… 네 옆에서 그걸 끝낼 수 있다는 건 내게 있어서는 최고의 행복이지만… 세상에 평생 남겨질 당신이, 그냥 걱정이야.
22
너는 내 앞에 그대로 서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긴 했는지, 얼마나 지났는지조차 알 수 없었습니다. 하늘의 색은 붉은 색 그대로였으니까. 네가 내 곁에 있는 것도 그대로입니다. 너는 분명히 쭉 내 곁에 있었습니다.
23
왠지는 몰라, 전부 전부 전부 내가 저질러버린 기분이 들었다. 내가 다 묻어버린 걸지도 모른다. 너의 존재를. 차라리 날 원망했으면 좋겠다.
24
어머니가 딸아이의 나이였을 때도 별다를 건 없었다. 아마 딸아이가 어머니의 나이가 되면, 언젠가 같은 고민을 그의 딸아이가 또 해오지 않을까.
조금은 씁쓸해진 이야기를 어머니는 되돌리고, 또 되돌리며 생각했다. 최고의 해답을 내 주고 싶었다.
25
진짜 당신을 만날 수 있다면, 당신은 나를 탓할까.
진짜 당신을 만날 수 있다면, 나는 당신을 탓할까.
26
이기적인 사람이 아빠가 되는 건 정말 어렵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기적인 사람이 낳아 주는 엄마가 되는 건 더 아프고 괴롭다. 누군가를 괴롭게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27
내가 어디에 있는지 나는 모릅니다.
그냥, 어쩌면 만나러 와 주지 않을까? 하고, 막연한 기대를 할 뿐입니다.
28
북받치는 모든 걸 토해낸다. 실체는 없는, 그럼에도 쏟아져 나오는 갑갑함. 물 때문에 흐릿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너는 당황한 표정으로 잘 움직이지도 않는 다리를 질질 끌어 가까이 서서는 목발을 짚지 않은 나머지 한쪽 팔로 끌어안았다.
29
무슨 일이 있어도 너는 너야. 그리고 나는, 어떤 너라도 좋아할 수 있어. 어때?
「……기대하고 있는 거야?」
…그게 그렇게 중요하니?
「멋대로 기대받고 또 멋대로 실망받는 건… 싫잖아.」
…누가 뭐라고 하든, 너는 너라는 걸 잊으면 안 돼. 그것 뿐이야,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30
먼 그라운드에서 배트가 공을 때리는 청명한 소리가 귀를 울렸다.
우리들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여름은, 캔버스 가득 극채색을, 시끄러운 소리를 남기고 떠나갔다.
31
지구 위의 심장은 74억 개야. 마음이 74억 갠데, 어떻게 같을 수 있겠어? 엄마의 마음이랑 ████의 마음도 분명히 달라.
하지만 74억이래도 사람은 사람이니까, 완벽하게 다를 수는 없어. 뭔가 같은 패를 찾았으니까 그렇게 함께 지낼 수 있는 게 아닐까.
32
희망이라는 것을 다시 믿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면… 분명 그 사람은 자기 일인 양 기뻐하겠지.
33
죽은 사람은 벌을 받을 수 없으니, 살아 있는 자신에게 벌을 주자.
34
따스하고 은은한 담황색의 빛이 아직 미처 다 저물지 않은 태양의 보조가 되어, 실내를 충분히 밝게 비춥니다.
넓은 유리창 너머에서부터 시간의 색을 띤 분홍빛 황혼이 새어 들어옵니다.
35
괴로움과 인내만이 내면의 성장은 아니지만, 괴로움과 인내가 내면의 성장에 필요할 수는 있겠지요.
36
그렇게 사람이 사람을 경계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사람이 사람을 해치는 게 당연해질 때 쯤, 그것들은 만들어졌다.
37
그들의 존재가 개인적으로도 소중했던 내게 있어 실패란 곧 죽음을 의미했다.
38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 인류를 해치는 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39
자기 자신이 무서워서,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해 또 누군가를 망가트릴까 두려워서.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마음,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그건 내가 감각을 전부 내버리면서도 유일하게 계속 가지고 있던 마음, 「책망」이었으니까.
40
뭐라 해도 결국 사람은 평지에 모이기 마련이야. 사실은 모든 사람이 평범하고, 특별해.
저마다의 특별함을 찾아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때? 무조건 부정하는 것보다는 낫겠지.
41
나는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야. 그래도…
그러네… 끝까지 좋은 사람으로 있고 싶네.
42
찰나는 찰나이기에 행복할 수 있답니다.
43
내 상처를 후벼파는 걸로 당신이 다시 안심하고 나를 껴안아줄 수 있다면 얼마든지.
44
말로 해결되지 않는 건 행동으로, 행동으로 해결되지 않는 건 말로.
45
그럼에도 그가 스스로 한계를 초월하고, 해명 불가능한 경위로 인간의 마음을 가져 자신의 소중한 사람과 함께 0을 벗어난 것을…
기적이 아니라면, 어떤 단어로 형용해야 좋을까요?
46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보고 있을 수밖에 없어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서, 무력해서, 내버려 두는 바람에……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습니다.
그 원인이 나라면, 나를 향한 마음이 당신을 죽여버린 거라면……
그건, 내가 당신을 죽여버린 겁니다.
47
나는, 우리는, 인간은 이런 어려운 것을 모두 하나씩… 아니, 어쩌면 하나 이상일지도 모르겠네요.
이런 걸 모두 각자의 가슴에 품고 있었구나. 자각할수록 무겁重고, 무겁思고, 무거웠想습니다.
48
역시 이유 같은 건 필요없어. 「그냥」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할 수도 있어.
우리는 그냥 태어났고 그냥 살아가는 거야. 그렇게 그냥 스쳐가는 거야.
그래도 납득이 안 되고, 정 이유가 필요하다면… 너 자신을 위해. 라고 해 줘.
49
네가 지금 이곳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걸, 부정하지 마.
50
이번 겨울은 조금은 따뜻한 겨울이 될 것 같지 않아?
51
시간이 멈추는 듯한 조용함이 계단 아래의 공간과 우리를 잘라냈다.
52
……그러네, 나는 너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
53
잔혹한, 내게는 아무렇지 않지만, 네게는 잔혹하기 짝이 없을 이 말이 네게 닿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54
무의식 속에 내뱉은 말은 공기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어차피 이 말도 이 공간도 이 기억도 당신의 존재도 이 감정도 당신의 조금 따뜻한 체온도 이것도 저것도 전부 투명한 물거품이 되어 내 머리에서 사라지겠지요.
55
내가 할 수 있는 건 너와의 짧디 짧은 추억을 되새기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인간의 삶은 너무나도 짧았고, 남는 것은 남겨질 사람의 고통 뿐이었습니다.
56
이별은 언젠가는 오는 것, 그건 네 말버릇이었지요.
항상 그 말이 나올 때마다 불평하며 토라지는 체 하고, 당황해선 사과하는 너를 보며 다시금 웃는 게 일상이었는데. 그건 전부… 평생 이 땅에 남겨질 나를 위한 배려였다는 것을, 왜 나는 아무 것도 몰랐을까요.
57
그리고 이름에는 각각의 뜻이 있다는 것도. 이름을 지어 주는 사람의 소망이 들어가는, 아주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알려 주었습니다.
지금껏 그저 단어의 나열이라 생각했던 내게는 꽤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58
나는 네가 「미리」 걱정하고 슬퍼하지 않았으면 했어.
평소랑 같은 끝이 좋았으니까. …끝까지 이기적이었네.
59
언젠가는 다가올 이별로 인생이라는 작품에 종지부를.
만남이 있다면 이별도 있는 법이지요.
그리고 이건,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별이 될 지도 모릅니다.
60
그럼, 다음 한 수를 향해.
마지막 한 수를 향해.
서로가 각자의 길을 나아가도록,
나아갈 수 있도록.
61
그 표정은 미소라기에는 너무나도 이질적이었다.
너무나도 이질적인, 마주하고 싶지 않은 모습.
하지만 마주해야 할 당신의 눈 앞에 선 현실.
62
이미 알아버린 현실을, 자신을 상처주면서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어.
이건 그냥, 우리가 마주한 현실일 뿐이니까. …그냥 전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는 것 뿐이니까.
63
그것은 나를 덮어삼킨다. 나는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고 누구도 나를 눈치챌 수 없다.
이제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게 마냥 편하다고 할 수는 없다.
64
정말로 사라져버리기 전에, 찾아야 해.
65
꿈은 뇌가 만드는 환상에 불과하지만, 기억을 정리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또한, 자신의 무의식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라고도 해석하고 있습니다.
66
잊혀지는 것이 당신의 선택이라면,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를 하게 해 줘.
67
당신이 있을 곳을, 당신의 마음을 되돌려서라도 되찾고 지킬 것입니다.
68
애초에 나눌 수 없는 것을 무리해서 나누면 뭐 해.
잘라내는 것 정도야, 할 수 있겠지만.
69
그 영원한 잠에 함께 빠질 수 없다는 게, 이렇게 원망스럽던 적이 있었을까요.
네 마지막 표정은 너무 평화로워서, 곧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못 할 정도로 따뜻해서…
70
눈 앞에 보이는 광경은 꿈에 가까웠습니다.
71
길 한가운데에서 왠지 모르게 익숙한 사람을 만난 것입니다.
하지만 밤이라기에 하늘의 색은 피보라마냥 붉었습니다.
72
내게는 그것이 어리석음이라고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어리석은 행위이기에 비로소 깨닫는 것도 있겠지.
73
꽃이 만발하던 그 날, 우리는 부모님도, 친구들도, 선생님도 잃었다.
74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그걸 대답해 줄 인간은 이제 여기에는 없다.
75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아니야, 생각했어야 했다. 너무나도 안일했다.
내가 이러면 안 되는데, 이러면 안 됐는데. 안 그래도 붙잡을 것도 없는 아이들인데.
76
솜사탕으로 하늘을 날거나, 굴뚝에서 꽃이 핀다거나.
77
불확실한 것에… 정답은 정말 존재할까?
78
언젠가 그 마음에 닿았으면 좋겠어.
너는 틀리지 않았다는 내 말이.
79
태어나는 가치 같은 건 주어지는 게 아니야. 누군가가 고르는 것도 아니야.
네가 태어난 의미, 가치, 이유… 전부 네가 정하는 거야.
80
눈에 보이는 세계가 전부 너로 이어져.
81
네게 있어서 나는 어떨까, 네 기억에 내가 남을 수 있을까?
82
그래도 이 계절을 조금 좋아하게 된 건, 네가 이 계절에 태어났기 때문이 아닐까.
이 날의 너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죽을 때까지 추위를 두려워했겠지.
83
답 같은 건 정하는 사람 마음인걸. 그러니까 뭐든지 정답이 될 수 있어.
자, 답은 지금부터 천천히 생각해 나가자.
84
손을 잡고 함께 나아가는 거야.
함께, 걱정도 두려움도 뛰어넘자.
85
물론 그 고민이 하찮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아.
86
무리해도 사람은 변하지 않아. 아니, 변할 수 없어. 우리들은 의외로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러니까 「변하다」 보다는, 새로 「만들어」 간다고 하자.
87
그냥 네가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
88
당신은 나를 잃을 뻔한 게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이미 당신을 한 번 잃었습니다. 당신은 이미 늦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내 곁에는 다시 당신이 있습니다.
나를 가리키는 문장임에도 나는… 대체 뭐가 늦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살아 있고, 살아 있으면 이 정도야 금방 나을 텐데.
89
…우습죠, 나는 원래 우스운 인간입니다.
90
이래저래 귀찮은 사람… 이지만, 그래서 더 사랑스러워요.
나를 위해 웃어 주고, 나를 위해 울어 주는… 너무 상냥한 사람입니다. 사람 말은 죽어라 안 듣지만.
91
아직 내 마음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릅니다. 결론을 낼 수도 없습니다. 아직까지 나는, 텅 비었으니까.
92
…그렇다면 지금부터가 시작인 걸까요, 0부터 시작인 거려나? 그래서 이곳이 0의 방인 걸까.
93
그 말을 듣자마자 가슴 속에서부터 울컥하고 솟아올라온 것, 가슴을 깊이 찔러 후벼파낸 것. 그것도 감정… 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94
나는, 우리는, 인간은 이런 어려운 것을 모두 하나씩… 아니, 어쩌면 하나 이상일지도 모르겠네요.
이런 걸 모두 각자의 가슴에 품고 있었구나.
95
우리는 그렇게 서로 웃으며, 0을 지나, 0.000000001로 걸어갑니다.
96
당신의 곁에서 노력한다면, 분명 넘어설 수 있겠지요? 그렇게 믿기로 했습니다.
97
함께 걸어가려면 나도, 일어설 준비를 해야 하니까. …천천히라도.
98
전부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들만 골라 담았는데, 알아 주려나.
99
난생 처음으로, 「살아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십 수 년간, 한 번도 해 본 적 없었는데.
처음 겪는 사고방식의 변화는 익숙하지는 않지만, 긍정적인 변화는 나름 즐겁습니다.
100
이 기분은, 당신과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은 기분. 당신을 조금 더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101
당신이 나를 용서해 준다면, 당신이 나를 사랑해 준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당신만을 바라볼 수 있어요.
102
O-9의 기적으로 당신이 이렇게, 다시 내 곁에 있으니까요.
103
아파요, 알아요. 하지만 이 아픔은, 모두 내 책임이니까.
아파요, 알아요. …너무 잘 알고 있어요.
104
여전히 새벽에는 잠을 잘 자지 못합니다.
깊은 새벽은 미묘한 감성에 빠져들기에, 이상할 정도로 깊은 생각에 빠져버리기에 좋은 시간대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아요.
특히, 청량한 겨울 공기 속 차가운 외로움에… 또다시 빠져들게 되는 시간. 아픈 기억이 슬슬 또다시 돌아오는 시간.
105
딜레마, 그것은 인간의 영역.
106
저… 살아 있죠? 이렇게 껴안는 건… 살아 있어야 할 수 있는 거죠?
107
용서는 거창한 게 아니라지만… 그래도 어떤 누군가에게는, 때로는, 그 가치가 얼마나 큰데.
108
당연하지 않아요, 전부 소중하고 고마운 거라구요.
109
새삼스럽지만… 말하게 해 주세요.
꿈이 아니라 지금, 당신을 사랑해요.
110
유일을 가질 수 있다니, 세상을 다 얻는 것보다도 더 더 기뻐요.
111
누군가에 의해 살아가는 것보다는… 스스로의 의지로 살아가는 게 더 좋아.
112
그대 보라는 듯 얼비치는 달을
구름이 덮어 버리니 어찌나 야속하던지
늦은 밤 오한이 무정히
살갗을 에는 것조차 잊고
슬픔은 저 멀리 떠나갑니다
풀꽃이 메말라 돋힌 가시가 만연한
세상 돌아가는 것마저 잊은 양
달그림자 너머의 두견새 노래
그 소리에 잠 못 드는 밤에는
어딘지도 모를 그대를 그립니다
억겁이 지나도 아로새겨질 그 목소리를
113
8월의 태풍 오는 날, 급하게 등교하던 도중 센 바람에 밀려 하늘 높이 날아오릅니다. 비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몸에 떨어지는 차가운 물방울과 겉옷이 나부끼는 강한 소리만이 현실적입니다.
바람에 몸을 맡긴 채 공중에 높이 떠올라가는 기분은 다시 없을 정도로 상쾌했습니다. 바람은 계속해서 나를 높이높이 띄워 갑니다.
그렇게 얼마나 높이 떴을까요, 멀리 갔을까요. 높은 산 위의 대학교 건물 옥상, 흐릿한 그림자가 보였습니다. 긴 원피스 차림의 검은 머리를 길게 늘어트린 여자. 여자는 어쩌면 계속해서 나를 보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여자와 눈이 마주치자, 갑자기 아래쪽의 바람이 잠잠해집니다.
잠깐만, 여기서 멈춰버리면 나는.
114
말하기 전에 가라! 말하지 말고, 해서 보여주라고! 그러면 아무도 뭐라 못 하니까!
115
그래요, 잘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잘못되었지요.
116
벗어날 수 있다는 결론까지는 닿지 못해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죽는 것보다 못한 매일을 살아왔다고.
눈을 감아도 눈꺼풀 아래로 그 장면이 계속 반복해서 떠오르는 날들을.
괴롭고, 힘들고, 아프고, 춥고, 외롭고, 곁에 당신은 없는 일상을.
그럼에도 당신을 잊을 수는 없는 그 시간을.
117
전철에 탈 생각도, 탈 수도 없었지만… 정신을 차리면 왠지 플랫폼에 서 있었습니다.
마른 몸에 흰 원피스, 멀리서부터 오는 전철. 밝은 낮이었음에도 어두운 분위기를 띄고 있었습니다.
얼른 돌아가고 싶어.
118
사랑하는 삶 얼마나 아름다운가.
119
사랑은 활활 타오르고 그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기지요.
120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아시는 분들은 당황해하지 말고 내가 사랑했던 누군가를 찾아 주세요.
새벽에 놀라지 마세요, 제발 부탁해요.
121
역시 이런 건 익숙한 사람이 해야겠지?
이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나를, 용서하지 마.
122
████, 끌어내.
123
다행이네요, 당신이 행복할 수 있어서.
124
마음과 영혼, 생명과 진실. 그 개념은 모두 「기적」이라는 단어 하나로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당신 또한 따뜻한 인간이에요.
125
그 기로에서 잘못 빠졌으면 정말로 죽으려고 했어, 그런데 왠지 원하는 대로 되어 버려서 아직은 살아 있네.
126
속박당하는 게 싫어서 주위의 관계도 모조리 끊어내 버렸어.
이젠 내 목을 끊어내는 것만 남았네.
127
나는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고 싶었을지도 몰라.
처음에는 분명 하고 싶었던 거라든가 여러 가지 있었겠지만, 지금은 이제 지쳐서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128
나는 너무 강했어. 너무 강하고 단단해서 부러져 버린 거야.
129
융통성 같은 건 처음부터 몰랐어. 그런데도 아직 집에 있는 동생은 이런 꼴사나운 누나를 존경하고 있었어. 자기는 약하고, 자기 누나처럼 똑똑하지도 강하지도 않다고. 가능하다면 나는 그런 거, 전부 넘겨주고 싶어.
운도 돈도 쓸데없을 정도로 넘쳐나. 필요없다고 하면 거짓말이 되겠지만, 그 모든 것들이 나한테는 너무 무거워.
…그래, 무거워. 폐가 짓눌릴 것 같다고. 내 행복을 바라는 것도, 사랑받는 것도, 내게 호감을 느끼는 것도, 걱정받는 것도. 전부 무겁고 무거워.
130
만약에 네 말대로… 너 대신에 다른 애가 태어났으면? 그리고 네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그러면… 나는 그 누구도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지. 어때?
131
내가 네 기분을 어떻게 해 줄 수 있을 사람이라는 생각은 절대 안 하지만, 지금 여기서 이렇게 네 옆에서 함께 울적할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으니까.
그저 곁에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거든.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니까. 무력하지?
132
내가 뭔 생각을 해도 곧 잊을 거라는 게 제일 무섭다.
이건 자각하는 게 제일 끔찍한 게 아닐까? 차라리 잊는다는 것도 잊을 수 있으면 좋겠다.
133
나는 그냥… 네 옆에 있고 싶은 것 뿐이니까. 기억이 사라졌다면… 여기가 새 출발점인 거야.
134
논리적인 이야기가 아니야. 희망도 봐, 불확실하잖아? 모두가 불완전한 거야.
세상에 완전한 무언가는 없다고, 확답할 수 있어. 무리하게 완전해지려는 시도의 대가는 커.
135
너는 날 몰라, 나도 지금의 너는 잘 몰라.
예전의 웃는 네가, 당황하는 네가, 소리치는 네가, 못 이기는 척 하던 네가 그립기는 하지만.
136
쏟아지는 눈꽃이 시계를 새하얗게 물들이는 조용한 오후.
137
모두 잠든 이 시간, 살아 있는 것은 나밖에 없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저무는 밤에는 늘 이렇게 당신만을 생각합니다.
붉은 노을이 지는 날에도, 금빛 황혼이 눈부신 날에도.
몸은 떨어져 있어도 이 마음은 절대 떠나지 않아요.
138
내가 알던 것과 분명히 같지만 그럼에도 어딘가 다른 세계. 어쩌면 내 쪽이 불청객일지도 모르죠.
139
매일 밤 기차로 떠나는 꿈을 꾸거든요. 그럼 어젯밤까지의 나는 없고… 사실 매일 아침마다 새로운 내가 들어와 있는 게 아닐까?
140
모두 각자의 시간을 새겨가. 예전의 너를 너는 다시는 만날 수 없어.
141
내가 모르는 너라는 존재가 생기는 게 두려웠다. 그렇게 내 시간의 오류는 인식하기 어려워질 정도로 정교해졌고, 어제와 같은 오늘이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4시 20분의 하늘은 금방이라도 별이 쏟아질 것 같은 푸른 밤하늘이었다. 이 풍경을 네게 보여주며 떠들 수도 없는 것이 그저 안타까웠다. 이 하늘을 나는 수 천 번을 봐 왔다고, 하지만 그 수 천 번은 남들에게, 너에게 있어서는 달랑 두 번이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것, 지금까지 혼자 아파하던 시간들은 아무 의미도 낳지 못하는 걸까.
142
그 사람과의 이야기가 길게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그 사람과 함께 하는 침묵이 외롭지 않게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믿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드무니까. 제게는 거의 유일에 가까워요.
그러니까… 그 사람을 위해서라도 얼른 안정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딱… 그 사람을 걱정시키지 않을 만큼만 나아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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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km를 넘어갑니다. 학교든 직장이든 여행이든, 역시 장거리 이주는 지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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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요, 녹색. 변하지 않는 색이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변화무쌍한 게 녹색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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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발이 닿는 대로 걸었습니다. 휴대전화와 열쇠는 주머니에 집어넣고, 새파랗게 갠 하늘을 가슴에 한가득 들이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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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전부 전부 내가 불러온 일이라는 게 나는 가장 힘들고 아프고 고통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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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많고 아픈 아빠지만… 만나러 와 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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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박찰박, 그렇게 나는 걷고 또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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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나도 너도 예외는 아니라서, 모든 인간은 그럴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나도 결국엔 인간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한다.
150
몸과 영혼뿐 아니라 나를 한 번이라도 본 모든 인간의 기억과 기록으로부터 도망치고 싶다.
그래, 존재를 지우고 싶어.
151
도망치는 게 나쁜 일이라는 둥 입발린 소리나 하는 인간들에게 그럼 어떻게 해야 되냐고 되물어봤자 쓸모 있을 답은 한 마디도 못 돌려주겠지.
152
너 예뻐.
153
결국 다들 그런 법이잖아. 타인에 대해서 훈수를 두지만 정작 아무것도 모르는 게 당연하다.
154
엄마, 오늘도 나는 살아 있었어요.
155
어차피 인간은 모두 혼자다. 필요할 때만 의지하려 드는 나약한 인간을 나는 싫어했다.
156
나는 그 곳에서 사라져 있었다.
157
안 보여도… 예뻐요. 나한테 있어서 제일 예쁘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당신의 일부니까.
몇 번이고 또 말해 줄게요. 그만큼 예쁘고, 사랑스럽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158
떠나시는 건가요?
여러 요소에서 기인한 죄책감일까요.
159
영원한 행복, 그것은 모순.
그에 부합하는 정의를 도출할 수 없습니다.
160
안드로이드는 죽지 않습니다. 다만 파괴될 뿐이죠.
161
도리어 기억하지 못하는 쪽이 인간적일지도 모릅니다. 인간은 망각의 생물이니까요.
162
내가 자주 하는 말, 있잖아. 전부 보고 있다고.
…혹시 필요할지 몰라서 남겨 뒀는데, 역시 버리는 게 낫겠네. 불안하잖아?
163
여기 있는 게, 불안해?
나를 믿는 게, 어렵니?
164
…아니야, 못 믿어도 괜찮아. 내가 신뢰받는 것보다는…… 네가 안 아픈 게 먼저라고, 나는 생각해.
165
그렇습니까. 그럼… 제가 환청이라는 것도, 당신은 알겠네요.
166
…그 선택이, 너와, 나와, 그를. 평생… 아니, 죽고 나서도 갉아먹는다고 해도?
네 그런 마음이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지, 정말 모르겠어. …오래도록 봐 왔다고 생각했는데.
167
과거는 되돌릴 수 없어.
168
당연하지, 그러니까 어떤 선택지라도 상관없다고 한 거야.
…쓸데없이 정 주지 말았으면 좋겠어, 미련만 계속 남을 뿐이니까…
169
응, 맞아. 사랑하게 만든 죄.
그러니까 얼른 죽여버려, 이렇게 심한 짓을 해버린 나를!
170
사랑한다고, 거듭해서 전하고픈 마음.
운명의 실, 인연의 매듭, 사랑의 말,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 등등, 여러 가지 뜻이 모여 저러한 글자가 생긴 것이겠지요.
171
상대를 위해 모르는 채로 지내는 것이 나을까요, 용기를 내어 밝혀내는 것이 나을까요.
그것은 아직 어린 여러분에게는 알 수 없지만, 여러분이 알든 모르든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갑니다.
잔혹할 정도로 천천히, 어떻게 보면 눈 깜짝할 새도 없이 빠르게.
어째서 시간의 흐름은,
이렇게나 빠른 걸까요.
172
과거는 몰라,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
173
미묘한 기분에 사로잡힙니다.
마치 어디에도 그의 이름은 없는 것 같은.
어떤 이름도 그의 것이 아닌 것 같은, 그런 기분.
174
당신은 당신의 의지로 살아가고 있는가?
당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누군가에 의해 살아있는 것은 아닌가?
당신은… 정말로 존재하나? 만약 존재한다면 당신의 존재를, 세상에 남기고 싶은가?
유일한 존재, 영원한 존재. 그것은 증명할 수 있을까.
175
누군가에 의해 살아가는 것.
당신에 의해 살아가는 것.
그가 그것을 원했는지 아닌지는, 그 자신밖에 알 수 없겠지요.
176
그는 죽었지만, 당신이 그의 죽음을 부정했기에 그는 아직 이곳에 있는 거랍니다.
177
그래도… 싫진 않았으니까 어울렸던 거려나………
…역시, 싫지 않았으니까 어울렸던 거겠죠?
178
평범한, 평범한, 조용한 소녀의 이야기.
어쩌면 조금, 존재감이 흐릴 지도 모를 소녀의 이야기.
그런데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소녀의 모습은 점점 투명해지며 주변 인물의 기억 속에서도 사라져버립니다.
179
뭐어…… 끽해야 죽겠지, 괜찮아.
180
두 개로 나눠진 사랑을… 사랑이라 부르지는 않아요.
181
「선택할 용기」 또한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 일을 계기로 알 수 있었을까요?
182
특히 장미에는 유독 꽃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수에 따라, 색에 따라.
사람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183
미지에 대한 두려움.
변화에 대한 두려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 과거를 못박아두고 싶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음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184
어쩌면 당신은 조만간 인생에서 가장 큰 이별을 맞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중한 사람과의, 세상과의 이별을 준비할 수 있나요?
당신이 해야 할 것은, 자신의 상태를 알리고, 영원한 이별을 선언하는 것.
185
당신의 소중한 그 사람은 당신의 곁에 있습니까?
당신의 소중한 그 사람은 당신의 곁에 있습니까?
당신의 곁에 있는 소중한 그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을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186
이것은
당신이 가야 할 길과,
당신이 가야 할 길.
모든 것이 순리대로 돌아가는 거랍니다.
여러분은 이 돌고 도는 인생의 순환선에
하나의 종지부를 찍은 거랍니다.
187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어.
그렇다고 해서 우리들이 보낸 시간도, 절대 무의미하지 않다고……
그렇다고… 하고 싶네, 에헤헤.
188
인간에 다가서는 것이 두렵나요?
이 방에 들어온 안드로이드는, 모두 그렇게 말했답니다.
189
감정에 한계라는 것이 있을까요?
감각에 한계라는 것이 있을까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190
인간이잖아요. 이 정도는, 괜찮습니다.
이 정도의 이기심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거예요.
191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사진이 자연스럽다고 하지요.
이것이 당신의 실제 모습이었을지도.
192
당신의 소중한 사람은 정말로 당신의 곁에 있습니까?
잔혹한 현실로부터 도망치는 건 정말 가능한가요?
193
당신에게는 두 명의 「████」가 있는데,
어째서 두 배로 행복하지 못 한 건가요?
194
…하하, 난 그렇게 언제나… 선택을 미뤄오면서 살았던 건가.
195
하지만 네가 움직일 때까지, 모든 것이 끝날 일은 오지 않을 거다.
「알겠지? ████.」
결정할 시간이야.
「신중히 생각해서,」
행동해.
「누가 너의 ████인지…」
그걸 고르는 건… ████,
「너야.」
너야.
196
인간의 인생은 한 폭의 꽃자수와도 같다.
197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 행동할 지도, 잘 알고 있겠네?
나는 나야, 그건 네가 제일 잘 알지.
네가 제일 잘 알고 있는, 네가 한때는 부정해 왔던……
198
처음에는 나같은 게 뭐라고… 같은 생각이나 했었죠. 없으면 제대로 살아가지도 못하는 주제에 말이에요.
하지만… 기적이라는 걸 믿을 수 있게 됐어요. 정말 진심을 다해 사랑해 주고 있어요.
가끔 북받쳐올라서 몰래 울기도 해요. 대놓고 우는 일이 더 많지만요.
199
더 이상 제가 죽어있는 것 같진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살아 있어서 느낄 수 있는 게 많았거든요.
200
제 짧은 생각들이, 말이, 전부 그 사람에게 상처가 될까봐 지금도 무서워요.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소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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